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족의 의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후기

by mobeemoon 2025. 3. 10.
반응형

 

아버지의 본질적인 사랑

료타는 아내 미도리와 아들 케이타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지만 일에 집중된 삶을 살고 있어서 아들과 보내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아들이 자신처럼 성공하기를 바라는 료타는 케이타를 사립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 면접 공부도 시키지만 이런 료타의 모습과는 반대로 케이타는 경쟁심도 없고 그저 순수한 아이의 모습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료타와 미도리는 케이타를 출산했던 병원에서 연락을 받게 되고 케이타가 자신들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출생일이 같은 다른 아이와 서로 바뀌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혼란에 빠진 부부는 병원의 주선으로 자신들의 친아들인 류세이를 키우는 유다이 가족들과 만남을 가집니다.

그들은 허름한 전파상을 운영하고 있고 류세이를 포함해 3명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논의하던 중 유다이가 병원에서 위자료를 얼마나 줄 것인지 궁금해하자 료타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자신이 두 아이를 다 맡고 싶다는 말을 하고 유다이와 그의 아내는 화를 냅니다.

료타는 자신의 생각을 접지 않고 변호사인 친구를 통해서 유다이 가족에게 돈을 주고 아이를 데려올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유다이는 경제적으로는 부족할지라도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누구도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료타를 설득합니다. 

그 후, 케이타와 류세이를 주말마다 바꿔가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기로 한 가족들은 새로운 환경에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합니다.

하지만 류세이는 친구처럼 지내던 아버지와 너무 다른, 강압적이고 규율을 내세우는 료타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결국 원래 집으로 몰래 도망갑니다.

케이타는 류세이를 찾으러 온 료타에게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문 밖의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적응하는 시간을 갖던 중, 료타는 그동안 케이타가 카메라로 찍어 놓은 자신의 사진들을 보게 되고 자신이 얼마나 무심한 아버지 그리고 자신도 실은 케이타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고 케이타를 만나러 갑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이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9번째 장편영화로, 부모와 자식 간의 진정한 관계에 대한 의미를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인지, 혈육관계로 이루어져야만 가족인 건지 아니며 함께 지내온 시간이 진짜 가족을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두 아버지인 료타와 유다이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대비를 이루면서 부모로서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모습이 잘 나타 있습니다. 

좋은 음식과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우선인 료타는 가족들과의 시간보다는 일이 더 우선이지만 유다이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목욕도 같이 하면서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료타는 케이타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문득 자신과 닮지 않은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혼잣말을 하는데 아이의 부족함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는 것에 안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다이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태도를 가진 인물로 나타나는데, 료타가 두 아이를 다 데려가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그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보다는 머리를 살짝 콩 쥐어박습니다. 화가 나도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 방법도 잘 모르는 인물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는 장면이었습니다.

반면 케이타의 엄마인 미도리는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자신의 아이를 알아보지 못했다며 자책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엄마라면 자식을 알아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자신의 책임이라며, 그런 모습에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아이에게서 잠시 시선을 거둔 스스로를 탓하는 엄마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들의 선택권보다는 부모의 결정으로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신이 지내온 집이 아닌 전혀 다른 공간에서 살게 되었는데도 케이타와 류세이는 울거나 집에 보내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적응하려고 애쓰는데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만약 아이들이 더 나이가 들고 나서 서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