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넷플릭스 다큐 추천 / 마야를 부탁합니다

by mobeemoon 2025. 4. 29.
반응형

아동 복지 시스템으로 인해 무너진 가족 이야기

'마야를 부탁합니다(Take care of Maya)'는 미국 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코월스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입니다.

2016년 CRPS(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을 앓고 있는 마야가 존스홉틴스 아동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회 시스템으로 인해 부모와 강제 격리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맥주사 담당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비아타와 전직 소방관인 잭은 결혼 후 마야와 카일을 낳고 행복한 날을 보냅니다.

2015년 마야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가족의 평화에 균열이 갑니다.

마야는 팔, 다리, 발이 아프고 점점 다리가 안쪽으로 돌아가고 걸을 수도 없게 됩니다.

병원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자 엄마인 비아타는 마야의 증상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커크패트릭 박사를 알게 되고 그를 찾아갑니다.

커크패트릭 박사는 마야에게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이라고 진단을 내리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합니다.

CRPS는 9~11세 아동에게서 발병률이 증가하며 다쳤을 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심해지고, 화끈거리는 통증을 동반하여 가벼운 접촉에도 극도로 예민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통증 관리를 위해서 CRPS의 치료법으로 케타민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케타민 : 마취제의 한 종류로 수술을 위한 마취 유도, 통증의 경감에 이용됩니다. 하지만 환각과 혼란으로 인해 마약으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

커크패트릭 박사는 케타민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뇌를 자극해서 신체를 재정비하는 작용을 이용한다고 설명하고, 마야에게도 소량 투약했으나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케타민 코마 처치법을 권유합니다.

이 치료법은 통상적인 투약량의 50배를 사용하기 때문에 멕시코에서만 가능하고 위험 부담도 있지만 비아타와 잭은 딸을 위해서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다행히 코마 처치법 이후 마야의 상태는 좋아지고, 그 후로는 해나 박사를 통해서 케타민을 소량 처방받아 치료를 유지해 갑니다.

 

2016년 10월, 갑작스레 마야의 통증이 다시 시작되고 잭은 마야를 데리고 존스홉킨스 아동 병원의 응급실을 찾게 됩니다.

그곳에서 마야의 CRPS에 대해 설명하지만 간호사들은 잘 모르는 반응이었고, 비아타가 전화로 마야의 병과 투약하는 약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존스홉킨스의 의료진들은 케타민 투약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CRPS 진단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의료진들의 태도에 마야의 퇴원을 요청하자 그들은 아동 학대가 의심된다며 아동 보호국에 연락합니다.

며칠 후, 입원 중인 마야를 아동 학대 담당 소아과의사인 샐리 스미스 박사가 찾아가고 10분 남짓한 시간의 면담을 통해 엄마 비아타의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by Proxy)을 의심합니다.

보호자가 거짓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진의 권위를 무시하며 결국 아이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 즉 의료적 아동 학대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야의 증상은 가짜일 수 있으며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주장합니다.

중간중간 실제 의료진이나 샐리 스미스가 나눈 문자의 내용이 나오는데 그들은 마야의 병에 대한 이해가 없으며 아이가 아픈 척 연기를 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야의 치료를 담당했던 커크패트릭 박사는 이런 판단이 가족 전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라고 했지만 샐리 스미스는 자신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비아타는 접근금지명령을 당하게 되고, 마야는 설명은 듣지 못한 채 부모로부터 강제 격리되어 혼자 병원에서 지내게 됩니다.

답답한 상황에 잭과 비아타는 변호사를 만나 도움을 청하는데 최근 의료적 아동 학대의 경우가 많아졌으며, 특이한 병을 앓고 있는 자녀를 가진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다수의 의사에게 진찰받으면 닥터 쇼핑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런 경우  케이스 플랜(case plan, 부모가 주 정부의 요구 사항을 그대로 준수하는 것), 아이를 되찾기 위한 과제 목록(양육 능력 평가, 고용 증명, 분노조절평가, 부부상담)을 수행하는 것이 아이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해줍니다.

부모 측 자문인은 '아이가 지금 잠깐 힘들다가 당신 품으로 돌아가든가, 애는 평생 힘들고 당신은 애를 영영 못 보든가 둘 중 하나예요'라면서 협조를 권합니다.

마야의 치료가 우선인 엄마에게 이런 말들은 무수한 상처로 남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딸과 통화도 제한되는 상황에서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재판날 비아타가 마야를 안아보는 것을 판사에게 요청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절망에 빠진 비아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비아타에게는 마야를 병원 밖으로 빼내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할 방법이 그것뿐이었던 것입니다.

주 정부 보호 92일차에 마야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코월스키 가족들은 비아타가 남긴 기록을 가지고 존스홉킨스 아동 병원과 샐리 스미스 박사, 그리고 그가 소속된 선코스트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합니다.

비아타가 케이스 플랜을 따르지 않고 공격적으로 대응했던 것이 정신적 가해 행위를 적용해 소송을 가능하게 한 이유라고 변호사는 설명했습니다.

가해자 측에서 알면서도 비아타에게 모조의 피해를 끼쳤다는 의미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코월스키 가족의 행보는 비슷한 이유로 아이를 빼앗기고 아동 학대 혐의로 수감된 여러 가족들의 희망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치고 힘든 날의 연속입니다.

특히 마야가 겪은 아픔에 대해서 증언하는 모습은 10살 소녀가 받은 큰 상처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엄마의 빈자리를 짐작하게 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거대 그룹과 정부를 상대하는 소송은 4년이 넘도록 무기한 연기가 되면서 가족들을 절망하게 만들었습니다.

2021년 12월, 샐리 스미스는 코월스키 가족과의 소송에 일부 책임이 있음에 합의했고 2022년 10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승인되었습니다.

이후 2023년 11월, 1심 판결에서 존스홉킨스 아동병원은 코왈스키 가족에세 2억 6천1백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병원 측은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마야와 가족들에게는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었길 바랍니다.

미국 전역의 각기 다른 의사와 병원으로부터 아동 학대 혐의로 고통받은 가족들은 꽤나 많다고 합니다.

아이가 아픔을 호소하면 당연히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생각에 병원으로 향했다가 오히려 아이와 생이별하게 된 가족들의 충격과 상처는 어떤 것으로도 해소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억울함과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아이를 다시 품으로 돌려받은 것으로 만족한다는 가족들의 인터뷰가 더 마음 아프게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오히려 아이들을 가족과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아동 보호 조사관들의 짧은 면담이나 추측으로 인해서 고통받는 가족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