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신념에 사로잡힌 소년
감독 :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출연 : 이디르 벤 아디, 메리엄 아카디우, 빅토리아 블럭
수상 내역 : 제72회 칸영화제 - 감독상
벨기에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13살 소년 아메드는 얼마 전부터 극단적 이슬람교를 추종하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이슬람 교리를 세뇌시키는 이맘의 가르침에 의해서 자신을 어릴 적부터 가르친 선생님 이네스와 악수도 거부합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비디오 게임을 하며 지내던 아들이 종교에 빠지자 엄마는 걱정스러워 아메드를 설득해보려고 하지만 아메드의 시선에는 가족들 모두 배교자로 보입니다.
아버지의 부재 이후 기댈 곳 없는 마음을 채워준 종교에 점점 더 빠지게 된 아메드는 아랍어를 쉽게 배우도록 노래를 통해 수업을 하려는 이네스 선생님의 계획을 듣고 위험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맘이 알려준 '알라의 이름으로 너를 적대시하는 자들과 싸워 그들을 죽여라, 어디서 마주치든 처단하라'라는 신조대로 선생님을 처단하기 위해서 찾아갑니다.
이네스 선생님의 저항으로 계획은 실패하고 아메드는 이 일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됩니다.
소년원 생활에 적응하면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던 아메드는 직원들을 속이고 탈출을 감행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네스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잘못된 믿음의 위험성
다르덴 형제 감독은 유럽에서 발생하는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사건과 극단적인 믿음을 가진 청년들을 목격한 뒤 이 영화를 기획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을 영화 속에 담으려고 하는 다르덴 형제 감독은 주류에서 배척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사회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관객들이 주인공의 삶을 계속 생각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아메드 역할을 연기한 이디르 벤 아디 배우는 같은 13살이었고, 소년과 어른 사이의 이중성을 잘 표현했습니다.
아메드는 아버지의 부재와 사춘기라는 불안정한 시기에 종교에 빠져듭니다.
교리에 대해서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잘못된 사상이 주입된 그는 주변 사람들이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려고 해도 그들을 배척합니다.
이네스 선생님이 아메드의 잘못된 신념을 깨닫게 해 주기 위해서 같이 쿠란을 공부해 보자고 제안하지만, 그는 여자랑 같이 읽으면 안 된다고 거절합니다.
과도한 맹신으로 인해서 타인과의 교류를 차단하는 모습으로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아메드는 오직 자신이 동경하는 이맘의 말만 믿고 따릅니다.
하지만 아메드에게 극단적인 종교적 신념을 심어준 이맘은 아메드가 실제로 선생님을 공격한 이야기를 듣고서는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모스크를 살려야 한다는 핑계로 자신은 뒤로 빠지고 인터넷에서 보고 했다고 말하도록 시킵니다.
이맘의 태도에서는 아이를 보호하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지는 어른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메드는 소년원에서도 어떤 상황에서든 기도를 하기 위해 난동을 피우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리고 소년원의 교화 활동으로 농장 일을 도우러 다니는데, 그곳의 개가 자신의 손을 핥자 바로 손을 씻고 다음에는 개가 다가오지 못하게 아예 묶어둡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들을 쓰다듬기도 하고 여러 교정 활동에 잘 참여하는 등 변화를 보입니다.
그리고 이네스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모습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나 싶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자신의 실패한 계획을 다시 실행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네스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탈출을 감행하고 건물 외벽을 오르다가 추락하여 부상을 입자 소년의 입에서는 엄마를 찾아 울부짖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픔이 찾아온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본인이 따르던 신이 아니었습니다.
아메드를 발견한 이네스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녀에게 잘못했다며 사과를 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자신이 위험에 빠진 순간에 손을 내밀어주는 선생님을 보면서, 그의 안경이 벗겨졌듯이 극단주의적 편견이 벗겨진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악수조차 거부했던 그가 추락을 통해 시선이 바뀌고 편협했던 믿음보다는 따뜻한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의 의미를 깨닫고 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 인물을 정면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뒷모습이나 옆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고 아메드는 무표정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인물의 감정이나 곧 일어날 일들을 관객들이 알아차리기 어려워 상상력을 더해 관람을 하게 됩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함께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하고, 스스로 사색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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