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교황
감독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출연 : 앤서니 홉킨스, 조나단 프라이스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한 후 바티칸에서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해 콘클라베가 열립니다.
유력한 후보였던 독일 출신 보수파 요제프 라칭거가 선출되어 베네딕토 16세가 새로운 교황이 됩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당선을 지지하는 신자들도 있지만 독일인 출신이라 그를 '나치'라며 반감을 드러내는 신자들도 있습니다.
2012년, 교회의 기밀문서 유출, 바티칸 은행의 위법행위, 성추문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교황의 편지를 받고 로마로 향합니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은퇴를 요청하는 편지를 이미 여러 차례 교황에게 보내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교황은 은퇴 서류를 받아보기를 거절하면서 교회의 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보수파인 베네딕토 16세와 다르게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둘의 의견은 계속 충돌합니다.
사제의 결혼,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 교황은 불관용 원칙을 고수하며 2000년 전통을 지키려 하지만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자신도 예전에는 그러했지만 지금은 변했고, 교회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진짜 위험은 내부에 있다며 사제들의 성추문 사건을 대처한 교회의 태도를 문제 삼습니다.
저녁 식사 이후, 둘은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교황은 자진 사퇴할 것이며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자신의 뒤를 이어받기를 요청합니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자신이 이전에 저질렀던 죄에 대해서 고백을 하며 그 제안을 거절하지만 교황 역시 고해성사를 할 테니 들어달라고 합니다.
2013년, 베네딕토 16세는 사임을 발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됩니다.
반대 의견을 듣는 태도에서 시작되는 변화
이 영화는 실제 인물인 스스로 교황의 자리에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갈등과 화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실제 영상들이 섞여 나오면서 현실감이 잘 나타나있고, 인물들의 외모 또한 비슷한 모습으로 실제 인물과 비교했을 때 위화감이 없습니다.
두 교황을 모습을 통해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보여주면서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회의 여러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고민에 빠지고 그때 자신과 반대편에 있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을 만나 그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추기경의 입장은 자신과 너무도 달라 어느 것 하나도 동의할 수 없지만 듣는 태도를 가진 다는 것은 변화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교황은 고해성사를 통해 사제들의 성추문 사건을 알았지만 외면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추기경은 교황이 사임하려는 이유가 이런 문제를 회피하기 위함이라면 자리를 지키면서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교황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용기가 부족해서 자리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사람이 교회의 개혁을 이끌어 가주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이 된 이후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사과하였습니다.
오래된 일이 아닌 현재의 문제점에 대해서 사죄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교황이 자신의 죄를 자각한 이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향과 같은 편의 사람들을 모아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을 듣는 태도를 갖는 것 또한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부 독재시절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 군사정부와 타협했던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끝없는 자아성찰을 반복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황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교황은 우리 모두 죄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두 교황이 서로의 잘못을 고백하면서 서로의 죄를 나눠가지는 모습을 통해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종교적인 권위자 역시 한 명의 인간이고 죄를 짓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태도가 중요함을 고해성사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의 과거 일로 평가가 나뉘기도 하지만 화려한 의식을 거부하고 검소한 삶을 먼저 실천하고 거리에서 신자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런 모습이 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무관심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누구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면 모두의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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